우리 주변의 노인들은 행복한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노후 생활은 몸이 편하고 여유로우며 안정적인 환경이 갖춰진 삶을 보내는 것으로, 모두가 앞으로의 여생을 이와 같이 지낼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의식주 같은 물질적인 주변 환경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 될 겁니다. 이것은 삶을 이루고 있는 필수적인 요소로서, 일정 부분 충족이 되기만 하여도 살아갈 수 있죠. 생존의 기본적인 조건이기에 갖춰진 정도에 따라서 삶에 긍정적인 보탬을 주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물질적인 부분 이외에도 삶에 행복을 줄 수 있는 요소와 정서적으로 풍요롭게 채울 수 있는 무언가도 모두의 삶에서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요소는 개인마다 서로 다양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 다양한 요소들을 아울러 부르게 된다면 이를 '생활 세계'라는 단어로 표현해 보려 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여 몰입할 수 있는 일들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 이러한 요소들이 반복되고 연속되는 일상생활을 보낼 때 이를 개인의 생활 세계라 부를 수 있으며 이것을 충족하였을 때 개인은 살아있음을 느끼곤 합니다.
노년이 되어서도 이 부분은 여전히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잘 갖춰진 개인의 생활 세계는 위축될 수 있는 노년기의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원하는 방향대로 일상생활을 누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외출이나 야외 활동들을 하고 싶어도 이들에겐 벅차기만 합니다. 이로써 정서적 교류 단절, 사회적 고립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죠. 그래서 타인의 도움이 있어야만 개인의 사회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이들의 상황을 공감하여, 우리 사회는 노년층이 세상과 소통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점에서 현재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례를 참고하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노인들이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덴마크
복지 선진국이라 불리는 북유럽 국가 덴마크는 우리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입니다. 일찍부터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덴마크는 노인들이 편안한 여생을 보내고 풍요로운 노년기를 이룰 수 있도록 오래 전부터 노인 복지에 관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모든 노인들이 행복한 삶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하고 있죠.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돌봄이 필요한 몸이 아픈 노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이들이 원하는 욕구를 파악하려는 사회적인 관심과 배려가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바깥 외출이나 야외 활동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노인들의 상황을 덴마크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Cycling Without Age (CWA) 라는 비영리 봉사 단체가 노인들의 바깥 외출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Cycling Without Age (CWA)는 ‘나이 제한이 없는 자전거 타기’라는 뜻으로, 혼자서 외출하거나 이동하기 어려운 노인을 위해 자전거 운행에 숙련된 자원봉사자가 이들을 삼륜 자전거에 태우고 운전하면서 산책 및 외출을 도와주는 노인을 위한 봉사 활동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혼자서는 움직이기 어려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야외 활동 기회를 주면서 사회적 연결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코펜하겐(Copenhagen) 도시를 시작으로 좋은 취지가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현재는 전 세계 약50개 국가로 확장되어 많은 노인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추구하는 것은 노인들이 사회적 고립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특히 이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자원봉사자는 자전거를 운행하면서 노인이 가고 싶은 목적지에 데려다 주거나, 주위 동네와 공원을 같이 둘러보고 산책을 하게 됩니다. 이는 일방적인 봉사가 아닌 자전거에 탑승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귀한 추억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봉사자는 가보지 않았던 거리를 운행하며 새로운 곳을 방문하며 흥미를 느끼고, 노인들은 바깥 외출만으로도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면서 각자 활기찬 하루를 보내게 되죠. 모두가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큰 의미가 있으며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노인들은 외출, 산책,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이동권을 얻고, 사회 참여의 기회가 증가했으며 신체적 건강 증진, 정서적 안정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CWA가 여러 지역으로 확대되고 많은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노인 복지 기관과 지역 사회 주민들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모두가 CWA가 노인에게 주는 혜택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고 이로써 노인들에게 해당 프로그램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했기 때문이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의 어려운 상황을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이와 같은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덴마크의 CWA라는 하나의 예시를 통해서 모든 시민들은 노인을 여전히 사회적인 존재로서 자리하길 바라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를 응원하고 돕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노인을 생각하는 고령 친화 분위기가 형성된 사회가 개인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가 됩니다.
아픈 노인들의 사회적 연결을 돕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공감
국내 사회도 노인을 위한 돌봄 서비스의 효과적인 제공을 목표로 삼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려는 노력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돌봄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 장기요양보험 제도와 더불어 노인층에게 필요한 서비스들도 점차 생겨나고 있죠. 그럼에도 여전히 기본적인 생활 보장에 초점을 맞춘 생계 보호 목적이 우선하고 있음에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노인을 보살피고 편리함을 주기 위한 좋은 도움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진정으로 그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여러 눈길들이 모이길 바랍니다. 나이와 신체적 상황에 관계없이 개인의 생활 양식을 존중 받으며 활동에 제약이 있는 몸이 불편한 노인의 경우라도 나름대로의 사회적인 교류를 경험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이들의 입장에서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갖추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보는 따뜻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우선 노인이 머물고 있는 상황 안에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해 보려는 작은 관심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노인 요양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기관과 종사자는 어르신의 간병 및 돌봄을 제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어르신께서 여전히 존중 받아야 하는 하나의 사회적 존재임을 잊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살아온 집이 아닌 곳에서 머무른다는 것은 많은 외로움과 답답함을 겪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환경에서 행복함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하는 방법과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는 것입니다. 보호와 안전이라는 좋은 의도가 때로는 어르신을 실내에서만 머무르게 만들어 오히려 우울감을 겪게 해드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또 다른 관점이 짧은 거리의 산책과 잠깐의 나들이라는 시도를 만들고, 이는 어르신의 기분 전환을 넘어 삶의 긍정적인 기운을 심어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죠.
노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공감한 덴마크 시민들의 관심이 이들의 행복한 노후 형성에 기여한 것처럼, 우리 사회의 노인들도 소중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하길 응원하는 모든 세대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 행복한 생활 세계를 보내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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