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입니다.
저희 아내는 노인장기요양보험 3등급 판정을 받은 치매 환자로 재 요양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진행 속도가 빨라져서 그런지 최근 들어 부쩍 식사는커녕 물까지도 삼키지 못하는 상황이 많아졌습니다. 때로는 위액까지 뱉어낼 정도로 아내의 영양 섭취 상태가 심각히 걱정됩니다.
결국 아내의 원활한 영양 공급을 위해 콧줄 혹은 뱃줄 삽입을 고민하고 있는데 콧줄 삽입 시 꽤 고통스럽다는 의견들이 있어 상대적으로 고통이 덜한 뱃줄 삽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는 관리의 편리성과 아내의 정상적인 식사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열어두라면서 콧줄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러나 저는 아내의 건강이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콧줄 삽입보다는 고통이 덜한 뱃줄 삽입을 선호합니다.
고민되는 것은 뱃줄 삽입 시 나중에 콧줄보다 재활이 어려운지? 뱃줄이 콧줄보다 세균감염 때문에 위험한 지입니다.
답변드립니다.
보호자님의 마음에 공감합니다. 콧줄 삽입 시 환자분이 겪게 되는 고통과 스트레스는 사실 가볍지 않죠. 때때로 콧줄을 삽입한 환자의 경우 입을 통한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는 스트레스와 경관 삽입에 대한 이물감과 고통, 자존감 하락, 우울감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우려해서 보호자님도 배우자분의 뱃줄 삽입을 고려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보호자님께서 우려하시는 부분에 대한 답변을 위해 먼저 콧줄과 뱃줄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삽입하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콧줄과 뱃줄은 각각 어느 경우일 때 삽입하나요?
콧줄은 Levin tube, 줄여서 L-tube 혹은 비위관이라고 부르며 코로 줄(관)을 넣어서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연결하여 자가 섭취를 못하는 환자들의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 주게 됩니다.
스스로 의식을 갖지 못한 중증 질환 상태의 환자와 씹고 삼키는 연하 능력이 저하되어 스스로 적당한 식사를 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이 시술을 고려합니다. 비위관은 의사가 삽입할 수 있으며 복부 x-ray와 청진을 통해 관이 정확한 위치에 자리 잡았는지 확인합니다.
콧줄을 통해 환자는 개별적 상태에 따라 균형 잡힌 유동식을 공급하여 정해진 시간에 맞춰 정해진 양을 주입받게 됩니다. 콧줄 삽입의 장점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비위관 교체가 이루어지며 5천 원 이내의 가격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편에 속한다는 것. 그리고 신체 조직을 훼손하지 않는 비교적 쉬운 시술이며 영구적인 삽관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의 연하 능력이 호전될 경우 언제든지 뺄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또한 재활치료를 통해 음식물의 섭취가 가능할 것 같은 환자라면 콧줄을 사용해서 연하 재활치료를 받고 이후 일반식을 드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있죠. 비위관을 삽입하는 과정 및 영양식이 유입될 때 식도, 기도에 자극을 주어 불편함과 이물감이 느껴져 환자가 고통스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치매 중증 환자의 경우 비위관이 불편하게 느껴져 때로는 참지 못하고 잡아 빼려 할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한 문제가 우려되기에 요양보호시설에서는 보호자의 동의하에 일시적인 손 억제대를 사용할 수 있어 불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비위관이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죠. 오랫동안 비위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게 되면 식도 역류와 궤양, 흡인성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위관을 사용할 때도 건강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반면 뱃줄 삽입은 비위관 삽입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뱃줄 삽입은 배꼽 근처에 내시경 장비를 통해 구멍을 뚫어 위에 바로 관을 삽입해 영양식을 공급해주는 방식입니다. 의학적 용어는 경피 내시경하 위루술 혹은 경피적 위조루술이라고 하며 PEG(Percutaneous endoscopic gastrortomy)로도 불립니다. 뱃줄 삽입도 콧줄과 마찬가지로 환자가 입을 통해 정상적인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 할 때 고려되는 수술이며 특히 영양 공급이 장기간에 걸쳐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 될 시에 뱃줄 삽입을 시행하게 됩니다.
뇌졸중, 뇌질환, 뇌손상 등으로 후유증이 심하거나 특히 구강쪽의 식도천공, 인후두암, 식도암 환자가 경구를 통한 섭취가 불가능 할 때 이런 위루관을 연결합니다. 뱃줄 삽입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 부위가 아물면 유동식을 관에 주입 할 때 통증과 고통이 느껴지지 않아 편한 영양 섭취를 할 수 있고, 한달에 1-2번씩 관을 교체하는 비위관과 달리 위루관은 6개월에 한 번 정도의 교체가 진행되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복부와 위에 구멍을 뚫어 관이 연결 된 만큼 침습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소독과 드레싱 등 감염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즉, 위루관이 비위관보다 세균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복부에 관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목욕을 할 때 해당 부위 근처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생활의 불편함도 감수해야 됩니다. 특히 치매 환자의 경우 통증이 없더라도 우발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스스로 관을 잡아 빼면 음식물이 내장으로 새서 발생하는 복막염의 위험도 있어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처럼 콧줄과 뱃줄 삽입은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어떤 방법을 이용하든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호자 분은 이런 점을 인지한 후 환자의 건강 상태에 맞게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호자님의 경우 배우자분께서 정상적인 식사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요양병원에서 받았죠. 이런 경우라면 뱃줄보다는 콧줄을 사용하며 재활치료를 받는게 좋습니다. 물론 배우자분이 콧줄 사용에 민감하다면 다시 한번 의사와 상의후 결정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아무쪼록 배우자 분께서 하루빨리 정상적인 식사 섭취를 하시고 건강도 나아질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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