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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님의 바람과 우리의 마음, 함께 돌봄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가족을 돌보는 일은 가까이에 있을 때도 어렵지만 멀리서 지켜보아야 할 때는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보호자님께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요양원에 계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걱정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밥은 잘 드셨을까?”

“혹시 아프신 곳은 없을까?”


직접 곁에서 챙겨드리지 못한다는 죄송함과 작은 변화에도 흔들리는 마음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요양원은 부모님의 일상이 이어지는 공간이기에, 그 안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고 계신지 궁금해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저희 또한 그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저희에게 돌봄은 언제나 보호자님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일이며, 동반자라는 마음으로 매일의 업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보호자님의 궁금함과 기대를 충분히 충족해드리지 못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들이 보호자님께 아쉬움이나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격은 누군가의 마음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요양원 돌봄이 작동하는 구조와 방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현장에서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게 됩니다.


© 선진요양원
© 선진요양원

“어떻게 하면 보호자님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어르신의 하루를 더 안전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보호자님과 요양원 사이의 오해와 거리감을 줄여나갈 수 있을까?”


이 질문들 속에서, 보호자님과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요양원이 ‘할 수 있는 것’과 ‘바로 해드리기 어려운 것’ 사이에 왜 경계가 생기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보호자님과 어떤 방식으로 더 나은 돌봄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차분히 나누고자 합니다.



1. "부모님의 지금 모습을 더 자주 알고 싶습니다."

요양원에 부모님을 모시면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매일 곁에서 확인하던 시간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보호자님께서는 가장 먼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가끔 사진으로 모습 좀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이 질문 안에는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과 걱정, 그리고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함께 담겨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마음을 누구보다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호자님의 개별 요청이 있을 때는 가능한 한 성심껏 응답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활동사진을 공유하고, 필요하실 때는 개별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마련해 드리며, 어르신께 상태 변화가 있을 시 즉시 연락을 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 활동 모습을 꾸준히 기록하여 월간 소식지를 통한 정기적 근황을 보호자님께 안내해드리고 있습니다.


© 선진요양원
© 선진요양원

다만 요양원의 하루는 여러 어르신의 돌봄이 동시에 진행되는 환경입니다. 식사 지원, 위생 케어, 이동 도움, 정서 안정, 낙상 예방 등 어르신마다 필요한 돌봄의 내용과 우선순위가 시시각각 달라집니다. 이로 인해 모든 보호자님의 요청을 항상 즉각적이고 동일한 수준으로 충족해드리기 어려운 순간도 생깁니다.이 점은 보호자님의 마음을 가볍게 여기거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돌봄이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이루어지는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특성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환경을 이해하다 보면, 보호자님께서 다음으로 자연스럽게 궁금해하시는 지점이 생깁니다.“그렇다면 요양원에서는 이 많은 어르신들을 어떻게 돌보고 있는 걸까?”이 질문은 곧 인력 배치와 운영 방식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2. 현장의 인력 배치에 대하여 : 숫자로 보이지 않는 운영의 실제

© 선진요양원
© 선진요양원

요양원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라, 요양보호사 1명당 입소 어르신 2.1명을 기준으로 인력을 배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기준은 보호자님께 안심이 될 수 있는 정보지만, 현장의 실제 운영 모습은 이 숫자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기에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합니다.

우선, 해당 비율은 입소 어르신 수 대비 배치해야 하는 전체 인력 기준을 말하며, 하루 24시간 내내 모든 순간에 요양보호사 1명이 항상 2.1명의 어르신만을 돌본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현장의 모든 시간대마다 1 : 2.1의 동일한 비율로 운영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근무 교대(오전·오후, 야간), 요양보호사님의 식사·휴게 시간, 개별 스케줄과 휴무, 야간 시간대의 특성,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집중 케어가 필요한 상황 등 여러 요소가 동시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돌봄의 공백이 생긴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요양원이 지키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나입니다. 어떤 순간에도 어르신의 하루가 불편하거나 위험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이를 위해 도움 요청이 많은 시간대는 인력을 더 배치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어르신께서 계신 공간은 더 살피고, 신체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어르신이 계시면 즉시 집중 돌봄 체계를 가동합니다.


요양원은 정해진 숫자를 기계적으로 맞추는 조직이 아니라, 어르신의 상태와 하루의 흐름에 맞춰 인력을 유연하게 재배치하며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인력 배치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어르신의 하루를 구성하는 프로그램 활동 역시 같은 기준과 관점 속에서 운영됩니다.



3. “프로그램 활동이 우리 부모님에게는 맞지 않아 보입니다.”


프로그램 활동은 보호자님께서 가장 관심 있게 보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우리 부모님께 도움이 될까?” 하는 고민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어떤 활동은 단순해 보이고, 어떤 활동은 부모님께 어려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활동이 부모님께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 활동은 하나의 형식으로 진행되어도, 그 의미는 어르신마다 전혀 다르게 자리합니다. 어떤 분은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성취감을 느끼고, 어떤 분은 마지못해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흥미를 발견하며, 어떤 분은 손을 움직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함께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과 인지 자극을 받습니다.



즉, 프로그램의 의미는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어르신께서 ‘오늘이라는 시간 안에서 편안히 머물고, 누군가와 연결되고, 작게라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참여의 정도가 크건 작건, 결과물이 훌륭하건 단순하건, 이 시간은 어르신의 하루에 작은 자극과 일상 리듬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또한 참여를 부담스러워하시거나 원치 않는 어르신께는 강요하지 않습니다. 편안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돕고, 필요하면 다른 정서적 지지나 활동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요양원은 프로그램을 결과물이 아닌 과정으로 바라보며, 어르신의 하루 리듬을 지켜주는 하나의 돌봄 구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르신의 상태에 맞추어 돌봄의 방식이 조정되는 환경에서는,자연스럽게 돌봄을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들의 하루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선이 옮겨가게 됩니다.



4. 요양보호사의 하루 :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어르신을 지키는 많은 시간들


우리 부모님 곁에 조금만  오래 있어주면 좋겠다.”

말벗도 조금  자주 되어드렸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모든 자녀들의 당연한 바람이자 걱정이 됩니다.

그 걱정이 보호자님을 무겁게 누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돌봄 현장에서 진심을 다하는 원동력이 되죠. 그러나 이러한 바람을 현장에서 일하시는 요양보호사님이 모든 순간마다 충족해 드리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님의 하루는 눈에 보이는 큰 업무와 더불어, 작은 변화와 신호를 계속 관찰하고 대응하는 과정도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요양보호사님은 어르신께서 식사 속도가 달라졌는지, 기운이 약해 보이는지, 표정이 어둡지는 않은지, 대소변 패턴이 변했는지, 걸음걸이에 위험 신호는 없는지 등 아주 작은 변화들도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 살피고 계십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짧은 순간에 나타나기 때문에 바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요양보호사님은 기본적으로 맡은 업무 외에도 어르신의 하루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돌봄의 특성을 이해하게 되면, 보호자님께서 또 하나 궁금해하시는 지점이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요양원은 어르신을 어떻게 안전하게 지키고 있을까?”

이 질문은 곧 CCTV와 안전 체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5. 요양원은 ‘24시간 감시 체계’가 아니라  ‘24시간 안전 체계’입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라 모든 생활실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호자님께서는 실시간으로 CCTV 확인할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주시기도 합니다.

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잠깐이라도 부모님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으신 마음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CCTV는 실시간 공개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실 확인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여러 어르신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기에 실시간 공개는 다른 어르신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임의 열람이 제한됩니다.

여기에 더해, CCTV가 상시 공개되는 환경은 종사자들을 ‘감시받는 상태’로 만들고 심리적 부담과 직무 소진을 크게 높여 결국 돌봄의 질 저하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양원의 목표는 모든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순간이 안전하게 이어지도록 구조를 지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안전 체계는 요양원이 어떤 틀 안에서 운영되는 기관인지 이해할 때 더 분명해집니다.



6. 요양원을 둘러싼 걱정들: 요양원은 이런 곳입니다.

요양원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러 감정과 생각이 존재합니다.

일부 시설의 부정적 사례가 크게 조명되면서 전체 요양원이 같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치기도 하고, 보호자님께서 기대하시는 모습과 현장에서 가능한 돌봄 방식에 차이가 생겨서 오해가 쌓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한 가족이 한 어르신만 돌보는 구조이지만, 요양원은 정해진 인력이 여러 어르신의 하루를 함께 지키는 공동생활 기반의 돌봄 체계로 운영됩니다.

여러 공간을 빠르게 오가며 여러 어르신의 안전을 동시에 살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보호자님께서 바라는 세심함이 모든 순간 동일하게 충족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양원은 어르신들께 신경을 쓰지 못하는 공간으로 오해하고 불안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 선진요양원
© 선진요양원

그러나 실제로 요양원은 이런 걱정과는 다르게 정확한 체계 속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민간 기관이지만, 정부가 마련한 노인장기요양제도의 기준 안에서 세부 절차와 규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구조적 틀 안에 있습니다. 또한 이를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지자체가 정기적인 평가와 현장점검을 시행합니다.


평가 항목에는

  • -인력 기준 준수

  • -서비스 제공의 적정성

  • -위생·안전 관리

  • -낙상·감염·욕창 예방 체계

  • -기록·보고 체계

  • -어르신과 종사자의 인권 보호

  • -종사자 의무 교육 이수

등 모든 영역이 정기적으로 평가되고 점검되며, 필요시 시정 조치와 재점검이 진행됩니다.



종사자들은 전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치매, 노인 인권, 학대 예방, 감염 관리 등 관련 분야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자체 교육과 사례회의를 통해 직원의 전문성과 대응 능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요양원은 의료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를 직접 수행하는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이 점에서 ‘요양원이 병원처럼 모든 상황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와 ‘요양원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역할’ 사이에서 종종 오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요양원의 역할은 어르신의 일상생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돕고, 가정 돌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공간입니다. 동시에 어르신의 변화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보호자님과 신속히 소통하여 필요한 의료적 판단과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어르신의 하루를 지켜내는 이 과정은 요양원 돌봄의 가장 중요한 본질입니다.



보호자님과 함께 더 좋은 돌봄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요양원은 보호자님을 대신하는 공간이기보다, 보호자님과 함께 어르신의 하루를 지켜가는 공간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더 나은 돌봄을 위해서는 요양원이 보호자님께 더욱 솔직하고 투명하게 다가가고, 보호자님도 걱정과 바람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그 지점에서 비로소 ‘같은 편’의 돌봄이 시작됩니다.

특히 어르신의 건강과 관련된 중요한 순간에는 보호자님의 신속한 응답과 협조가 큰 힘이 됩니다. 이는 책임을 나누려는 의미가 아니라, 어르신께 필요한 조치가 제때 이루어질 수 있는 함께 움직이는 돌봄이기 때문입니다. 보호자님의 적극적인 목소리는 어르신을 지키는 데 있어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결정의 중심이 됩니다.


선진요양원이 지키고자 하는 목적은 보호자님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르신의 안전, 편안함, 존엄이라는 세 가지 가치입니다. 이 가치를 품고 보호자님과 함께 만들어갈 ‘좋은 돌봄’을 꿈꿉니다.


앞으로 보호자님과의 소통을 강화, 직원 의견 청취 체계 정비, 종사자 소진을 예방하는 환경을 조성, 개별 케어의 질 향상 이 네 가지를 중심으로 어르신의 하루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완벽한 요양원은 아닐지라도, 이 가치를 향해 성실히 걸어가는 요양원으로 남고 싶습니다.

어르신께 더 나은 하루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금 할 수 있는 역할을 꾸준히, 책임 있게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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