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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실내에서 재밌게 놀고 싶어 만든 '우리만의 피크닉'

8월 25일
6분 분량
© 선진요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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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햇빛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다 보니, 이번 여름은 유독 길게 느껴졌습니다.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30도를 훌쩍 웃도는 폭염이 이어졌고, 장마까지 겹치면서 습도도 무척 높았습니다. 잠깐만 밖에 나가 있어도 금세 지칠 만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었죠.

그래서 선진요양원에서도 어르신과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한동안 산책 활동을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산책을 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밖에 나가지 못하는 동안에도 어르신들께 조금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드릴 수는 없을까?”


물론 평일에는 전체 어르신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산책처럼 소수의 어르신들과 조금 더 가까이 앉아 이야기하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시간이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럿이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즐겁지만, 네다섯 분 정도가 오손도손 모여 보내는 시간에서는

조금 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지과 선생님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실내 활동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만들어 먹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처음 떠올린 것은 ‘간식’이었습니다.

평소 어르신들께 다양한 간식을 맛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단순히 준비된 간식을 드시는 것 보다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까지 더해진다면 훨씬 재미있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전체 어르신을 대상으로 간식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마다 드실 수 있는 음식과 식이 형태가 다르다 보니 모든 분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자주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간식 만들기가, 정작 마음껏 맛보지 못해 아쉬운 시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소규모 활동이라면 조금 달랐습니다.

그날 만들 간식을 드실 수 있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참여하시는 분들의 상태에 맞춰 조금 더 세심하게 활동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간식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네 분의 어르신과 함께하는 작은 실내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장소는 1층 면회실로 정했습니다. 넓고 쾌적하면서도 다른 공간과 분리되어 있어 어르신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하기에 좋은 장소였습니다. 그렇게 새롭게 시작한 실내 특별 활동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1층 피크닉’입니다.



첫 번째 피크닉 : 감자샐러드 샌드위치 만들기

© 선진요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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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피크닉 메뉴는 감자샐러드 샌드위치였습니다.

사회복지사님 한 명이 1층 면회실에서 준비물을 정리하고 자리를 세팅하는 동안, 두 명의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을 한 분씩 모시고 천천히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어르신들께서는 연신 궁금해하셨습니다.


“어디 가는 거야?”

“우리 내려가면 뭐해?”


그래서 저희도 장난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우리끼리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고 과일도 깎아 먹으려고요. 조용히 우리끼리 좋은 시간 보내는 거예요.” 그 말에 어르신들의 표정에도 조금씩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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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모두 모인 뒤 오늘 만들 간식을 간단히 소개하고 준비물을 하나씩 나누어드렸습니다.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천천히 따라 해보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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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미리 4등분해둔 식빵 네 조각씩을 나눠드리고 작은 딸기잼을 골고루 발라보았습니다.

“나는 이런 거 처음 만들어봐.” 라고 말씀하신 어르신도 계셨고, “예전에 아이들 간식 만들어 줄 때가 생각나요.” 라며 옛 기억을 떠올리는 분도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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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슬라이스 치즈 한 장씩을 나눠드렸습니다. 치즈 역시 어르신들께서 직접 네 조각으로 나누어 식빵 위에 하나씩 올려보았습니다. 그 위에는 사회복지사님께서 차례대로 감자샐러드를 쭈욱 짜서 올려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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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간편하게 시판용 감자샐러드를 사용했는데,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다음에는 감자를 직접 쪄서 으깨고 샐러드까지 만들어봐도 재미있겠다.”

간단한 활동 하나가 또 다른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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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모두 올린 뒤 마지막 식빵을 뚜껑처럼 덮으면 작은 감자샐러드 샌드위치가 완성됩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기대 어린 표정으로 한 입씩 드셔보셨습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드시는 분도 계셨고, 맛있다며 금세 한 접시를 비우신 분도 계셨습니다.

네 분 모두 맛있게 드셔주시는 모습을 보니 준비한 저희도 무척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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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는 담백한 보리차를 준비했습니다. 빵만 먹기에는 조금 아쉬워 제철 과일인 복숭아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마침 한 사회복지사님께서 “복숭아를 과육 낭비 없이 깔끔하게 깎는 방법을 배워왔다”며 깨끗이 손을 씻고 직접 복숭아를 깎아드렸습니다. 맛있게 과일까지 드신 한 어르신께서는 “손주 같은 선생님들이 이렇게 시간 내서 챙겨주니 고마워.”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첫 번째 1층 피크닉을 준비했던 시간과 마음이 더욱 뜻깊게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 피크닉 : 이번에는 프랑스로 떠나볼까요?

첫 번째 활동을 무사히 마치고 곧바로 다음 주 메뉴를 고민했습니다.

조건은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쉽게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어르신들이 드시기에도 어렵지 않아야 하며, 익숙하고 부담 없는 재료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평소 흔히 드시는 간식보다는 친숙한 재료를 조금 색다르게 조합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SNS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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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재미있는 메뉴가 정말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를 살펴보던 중 “이거다!” 싶은 간식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크레페였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부친 뒤 잼이나 과일, 크림 등을 넣고 돌돌 말아 먹는 프랑스의 디저트입니다.

익숙한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프랑스 디저트를 어르신들께 소개해드릴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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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바나나, 초코잼, 요거트, 핫케이크 시럽, 시리얼 그리고 부드러운 크레페 시트를 준비했습니다. 메뉴를 소개해드리자 한 어르신께서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불란서라는 나라로 멀리 떠나는 거네.” 그리고는 재료를 바라보시더니,

“다 아는 맛인데, 이걸 다 합치면 무슨 맛이 날지 궁금하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평범한 재료를 보면서도 완성될 맛을 상상해보시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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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넓게 펼친 크레페 위에 나이프로 요거트를 얇게 펴 발랐습니다.

많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스스로 양을 덜어내셨고, 듬뿍 넣고 싶은 분들은 아낌없이 발라주셨습니다. 정해진 정답 없이 자신이 먹고 싶은 만큼 직접 조절하는 것도 이번 활동의 재미였습니다.

그 위에 초코잼을 길게 올리고 바나나 껍질을 직접 벗겨 가운데에 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소한 시리얼을 솔솔 뿌렸습니다.

조금 더 달콤한 맛을 원하시는 분께는 핫케이크 시럽도 곁들여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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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것은 크레페를 김밥처럼 돌돌 마는 일이었습니다. 얇은 반죽이라 자칫하면 찢어질 수 있었지만, 어르신들께서는 크레페를 조심스럽게 잡고 요령껏 말아주셨습니다.

생각보다 능숙하게 손을 움직이시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부터 익숙하게 해오셨던 다양한 손 작업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크레페를 나이프로 김밥처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함께 맛을 보았습니다.

배가 불러 절반 정도 드신 분도 계셨고, 맛있다며 남김없이 드신 분도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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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크레페가 조금 느끼할 수도 있을 것 같아 후식으로 골드키위도 준비했습니다.

이미 배가 부르다고 하셨던 어르신께서도 골드키위를 한 입 드시더니,

“이것 또 맛있네.”하며 다시 손을 뻗으셨습니다. 그 모습에 모두 함께 웃음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활동을 마치면서 한 어르신께서는 다음에는 또 어떤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볼지 기대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새로운 실내 활동을 고민했던 시간이 괜한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활동이었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새로운 음식을 접하고, 직접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며 다음 시간을 기다려볼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 피크닉 : 여름이 가기 전에, 화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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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에는 화채 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여름이 시작될 때부터 어르신들과 함께 화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역시 화채지.” 하면서도 이런저런 일정 때문에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 1층 피크닉을 통해 드디어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준비하는 사회복지사들도 기대가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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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어르신들이 드시기에 비교적 부담이 적고 손질하기도 어렵지 않은 과일을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수박, 복숭아, 바나나, 골드키위 그리고 파인애플입니다. 파인애플은 생과일보다는 통조림 과육이 조금 더 부드럽고 씹기 편할 것 같아 통조림 제품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미리 손질해둔 수박을 한 조각씩 나누어드리고 일회용 나이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익숙한 듯 자신의 방식대로 수박을 썰기 시작하셨습니다.

크기가 조금씩 달라도 괜찮았습니다. 직접 원하는 크기로 과일을 자르는 모습에서 오래전 가정에서 가족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셨을 어르신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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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이 조금 어려운 어르신께는 사회복지사가 곁에서 천천히 도와드렸습니다.

다른 사회복지사는 골드키위를 깎고, 복숭아를 4등분해 손질했습니다.

이어 어르신들은 직접 바나나 껍질을 벗긴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셨습니다.

원하는 크기로 자르되 드시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너무 크지 않게 잘라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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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한 수박과 바나나, 키위, 복숭아, 파인애플을 한데 모으니 통 안이 금세 알록달록한 과일로 가득 찼습니다. 생각보다 과일의 양이 많아 절반 정도는 따로 나누어두고 먹을 만큼만 화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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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시원한 음료를 붓고 과일이 잘 섞이도록 천천히 저어주면 화채 완성입니다.

어르신들께서 한 숟가락씩 맛을 보시기 시작했습니다.

“맛있네.”, “여름에는 이런 게 생각나지.”

달콤하고 새콤한 여러 과일이 한데 어우러지는 맛을 즐겁게 맛보셨습니다.

맛있게 드셔주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함께 있던 사회복지사들도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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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가지 못해도, 기분 전환은 필요하니까

‘1층 피크닉’은 거창한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 번, 소수의 어르신들과 1층에 모여 간단한 간식을 만들고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짧은 활동이니까요. 하지만 몇 차례 활동을 진행하면서 이 시간이 가진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여럿이 함께 있을 때는 미처 하지 못했던 사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평소보다 조금 더 가까이 앉아 천천히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습니다. 직접 재료를 만지고, 자르고, 바르고, 말아보는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익숙한 손놀림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것을 앞에 두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한 번 더 볼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어르신들과 밖으로 나가 산책하고 새로운 풍경을 보는 일이 참 좋습니다.

하지만 폭염이나 장마, 한파처럼 밖으로 나가기 어려운 시기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저희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날에도 공간과 방법을 조금 달리하면 충분히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길었던 여름 더위도 조금씩 물러가고 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잠시 쉬었던 산책 활동도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산책을 하다가 다시 추운 겨울이 찾아와 외출하기 어려워지는 때가 오면,

그때는 또다시 1층으로 모일 생각입니다. 샌드위치와 크레페, 화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다양한 ‘1층 피크닉’을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익숙한 공간에서도 작은 변화만 더하면 어르신들께 새로운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계절과 상황에 맞춰 어르신들이 즐겁게 참여하실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계속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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