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노인을 정의하는 평균적인 연령 기준은 만 65세 이상입니다. 대체로 70대의 나이로 접어들면 노년층으로 인식하고 있죠. 그러나 지금의 70대는 노년이라고 하더라도 젊은 세대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노년과는 상당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와 개인적인 관심사, 혹은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해 여전히 일을 하는 것은 물론 그 밖에 다양한 배움과 자기개발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노년이 되어서도 젊게 살아갈 수 있는 동력중 하나는 '건강'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체 건강이 유지되면 노년이 되어서도 젊었을 때만큼의 사회 활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올바른 식습관을 지키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노년층에게 권장되는 것이죠. 특히 '운동'은 모든 현대인들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며, 질 높은 삶을 살기 위한 필수 건강 활동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노년기에는 근육량이 감소하고 골밀도가 저하되는 등의 두드러진 신체적 변화를 겪기 때문에 미리부터 운동을 통해서 근력을 키우고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죠.
심지어 노년의 운동이 너무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바로 운동을 통해 근력이 생기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미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의 인지 기능을 호전시키는 데도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운동을 통해 자극을 받고 단련된 근육은 어떠한 작용을 통해 치매와 관련한 인지 기능에 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근육의 역할이 어떻게 뇌의 건강과 연결이 되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근육의 역할
우리 몸의 근육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조직입니다. 손가락과 팔을 움직이는 것도, 눈을 깜빡이는 것도, 심지어 음식을 삼키고 호흡을 하는 것조차 모두 근육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죠. 이처럼 근육은 뼈를 지탱하고 보호하면서 체내의 모든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근육이 이와 같은 중요한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근육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보통 무게가 주는 힘에 저항하고 견뎌내는 운동으로 근육을 수축하고 이완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근력운동이 그 한 방법이 되죠. 그리고 이런 근력운동시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에 미세한 상처가 생기고 염증이 일어나면 위성 세포와 단백질이 손상을 입은 근섬유로 이동하여 세포 분열을 통해 다시 회복하고 생성될 수 있도록 돕는데 바로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운동을 통해서 근육이 자극을 받을 때 우리의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인과 연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뇌 건강의 열쇠, 마이오카인의 역할
근육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때, 근육 세포에서 신체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수 백 가지 이상의 생리 활성 호르몬 물질들이 분비됩니다. 이때 분비되는 모든 호르몬들을 하나로 합쳐 마이오카인(myokine)이라 부르며, 이는 운동으로 인해 근육에서 분비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myo : 그리스어로 ‘근육’을 의미 / * kine : 그리스어 kinesis에서 파생된 단어로 ‘운동’, ‘활동’을 뜻함
근육에서 분비된 마이오카인은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신체의 각 조직과 세포로 도달합니다. 그리고 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체내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각종 생리학적 효과를 조절하게 되죠. 이뿐만 아니라 뇌의 여러 부위 곳곳으로도 퍼져 신호를 보내고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했을 때, 신경세포가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기여합니다. 그래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혹은 뇌의 플라스틱성이라 불리는, 뇌의 유연성과 적응성을 촉진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신경가소성은 뇌에서 사람과 사물을 기억하고 인지하는 능력, 새로 만나는 환경이나 학습에 신속하게 적응하여 대처하고 변화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이는 우리 뇌의 구조와 기능이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고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변하는 상황에 금방 적응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마이오카인의 분비는 뇌를 활성화시키고, 활성과 관련된 기능을 조절하는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게 됩니다. 이것이 끊임없이 반복되었을 때 뇌는 긍정적인 자극을 받게 되며 더욱 건강해지고 인지능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이오카인이 체내에서 작용하는 영향들은 인지와 정서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신체를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균형을 갖추고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선순환을 일으킵니다. 운동이 우리 몸에 주는 다양한 효과들도 바로 이러한 과정들에서 기인하게 되는 것이죠.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