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요양원 '독서 회의 활동' : 책에서 시작된 대화로 다정한 돌봄을 만들다.
- 선진요양원

- 7일 전
- 4분 분량
책에서 얻은 우리의 생각이 요양원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어르신들께서 이곳에서 하루를 조금 더 즐겁고, 조금 더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해야 하는 반복적인 점검은 우리 요양원의 목표이자 존재 이유가 됩니다.
우리는 요양원이 단순히 생활을 보조하는 공간으로만 머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르신들께서 이곳에서 마음 놓고 편안히 지내실 수 있는, 하루가 따뜻해지는 또 다른 집이 되기를 꿈꾸며 오늘도 더 나은 하루를 위해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활 환경을 세심히 살피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불편함이 발견되면 반드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어르신만의 일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드리는 것 역시 우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노력은 한 사람의 마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서로의 태도, 많은 대화, 조직이 품은 문화가 맞물려야 가능합니다.
그 고민 속에서 우리가 선택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책은 늘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뜻밖의 아이디어를 선물하며, 기관이 나아갈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부분을 공유하며 돌봄의 의미를 다시 사유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모임을 우리는 ‘독서 회의 동아리’라 부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회의의 방식은 단순합니다. 미리 정한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부분을 나누는 것.
많은 양을 읽는 부담 대신, 짧은 구절 하나라도 깊은 울림이 있다면 그 경험을 함께 공유합니다. 책의 범위도 제한하지 않습니다. 마케팅, 인문학, 철학, 기사나 칼럼, 심지어 영상까지도 좋은 생각을 줄 수 있다면 모두 이야기의 소재가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페이지를 읽었는데도 각자 전혀 다른 이야기가 흘러나온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을 서비스에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태도는 돌봄 현장에서 꼭 필요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책 속 구절에서 평소 품고 있던 고민의 해답을 찾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르신께 즐거움을 드릴 아이디어를 발견합니다. 작은 대화가 서로의 시선을 연결하며 사고를 확장시키고, 돌봄의 의미를 더 깊고 넓게 만들어 줍니다. 책에서 시작한 작은 대화가 어느새 큰 변화를 향한 동력이 되는 순간입니다.
팀워크, 문화, 그리고 우리 안의 신뢰
같은 공간에서 일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품고 있으면서도 쉽게 꺼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묻어둔 생각은 결국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못합니다.
하지만 독서 회의는 이 분위기를 바꿉니다.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평소 드러내지 못했던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작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누군가는 그것을 구체화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이어진 대화는 개인의 생각을 조직의 가능성으로 확장시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자리 잡는다는 점입니다. “내 생각도 가치가 있구나”라는 확신을 얻고, 동료의 관점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가 됩니다. 그 즐거움은 다시 일에 대한 의욕으로 이어지고, 결국 어르신들께 전해지는 따뜻한 돌봄의 에너지가 됩니다.
이처럼 독서 회의는 단순한 아이디어의 장을 넘어, 팀워크·문화·신뢰라는 더 큰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결실은 다시 어르신들께서 누리시는 편안한 생활로 돌아갑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때요?
한 회의에서는 물리치료사님께서 인상 깊은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그날의 대화는 회의에 참석한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었죠.
책 속의 한 문장, ‘우리는 언제나 소중한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라는 구절에서 깊은 공감을 느끼셨다고 했습니다. 그 말처럼, 어르신을 숫자나 집단이 아닌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입소 어르신 몇 명’이 아니라, ‘오늘 아침 식사를 잘 못하신 OOO 어르신’처럼 구체적인 이름과 상황으로 기억하는 것.
돌봄은 바로 그 한 분의 삶을 존중하고 마주하는 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날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기억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어르신들과 갑작스러운 이별을 마주합니다. 아무리 긴 시간을 함께해도 그 이별의 순간은 늘 낯설고 공허합니다. 보호자님들 또한, 요양원에서의 하루하루를 다 알지 못한 채 부모님과 이별을 맞이하신다면, 그 마음이 얼마나 허전할까 생각하게 되었죠.
그 생각은 곧 새로운 제안으로 이어졌습니다.
어르신들께서 요양원에서 보내신 시간들을 사진과 글로 정리한 ‘기억의 앨범’을 만들어 보호자님께 드리면 어떨까?
그 앨범을 통해 “아, 어머니가 이렇게 웃으셨구나”, “아버지께서는 이런 하루를 보내셨구나” 하고 떠올리며 안심할 수 있도록 말이죠.
앨범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한 돌봄의 시간을 애도와 존경의 감정으로 다시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사진을 고르고 글을 쓰는 그 모든 순간이 한 분의 삶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이셨죠.
물론 애도와 추모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실을 다시 꺼내는 아픔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아이디어는 의무적 전달이 아닌, 보호자님께서 원하실 경우에만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이어졌습니다. 그날의 대화는 단순한 제안을 넘어서, 한 분의 생각이 우리 모두에 마음을 움직인 좋은 생각이였으며, ‘한 사람의 삶에 대한 경의’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만든 시간이었습니다.
대화 속에서 우리의 일을 돌아보다

회의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뿐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활동들을 다시 돌아볼 기회도 얻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어르신들께 더 나은 하루를 선물할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가 해오던 일들에 대한 대화로 이어질 때가 많습니다.
“지금의 방식이 정말 어르신들께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을까?”
“더 세심하게 살필 부분은 없을까?”
이런 질문들이 회의 속에서 자주 오갑니다.
가령, 날씨가 좋은 날 어르신들과의 야외 산책 활동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기존의 산책 활동은 어르신들께 작은 활력과 여유를 드리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가 더 세심히 살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특정 어르신들께만 참여 기회가 집중되지는 않는지, 모든 어르신들께서 다양한 장소와 풍경을 경험하고 계신지에 대해서 살피고 조정하는 일. 이런 세심한 점검이 결국 더 공평하고 따뜻한 돌봄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서 회의는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해오던 일의 의미를 다시 묻고,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배려 하나가 어떻게 더 깊은 돌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이 시간이, 우리에게는 늘 값진 성찰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변화
독서 회의는 이제 여러 회차를 거듭하며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분명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돌봄을 바라보는 마인드가 새로워지고,
같은 상황을 더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회의를 통해 좋은 의견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겨 어르신들께 더 도움이 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나온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호자님께도 콘텐츠로 공유드리며, 우리 요양원의 진심 어린 노력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책에서 시작된 작은 대화는 이제 우리에게 단순한 회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더 다정한 돌봄, 더 따뜻한 조직, 더 편안한 요양원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앞으로도 선진요양원은 이 길을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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